조부께서 물려주신 산(거창군 주상면 연교리 산 69번지) 마루, 나무를 베어내고 흙을 깍아내고 돌을 캐내어 밭15,000㎡(5000평)를 만들었습니다.
어릴적 소에게 풀을 먹이러 다니던 마을 뒷산으로 곳곳이 어린 추억이 묻어있는 곳입니다.
해발 520 미터, 발아래 어둠이 덜 깨어났어도 부지런한 햇살이 눈부신 곳입니다.
거창읍 '거열산성'에서 출발한 등산객들이 4시간 산행 막바지 뫼봉재에 오르는 숨가쁜 소리가 간간히 들려옵니다.
2004년도부터 노후를 준비한답시고 시작한 것이 2007년부터는 삶터가 돼버렸습니다. 21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공은 없고 짐만 한 짐 짊어진 채 였습니다. 가을에 옮겨심으면 1년 빠르다는 말만 믿고 2005년 가을에 2000주(조생종 200주, 중생종 800주 만생종 1000주)를 심었는데 이듬해 동해로 절반을 죽였습니다.
나머지 절반도 주인을 잘못 만나 골병이 들었습니다. 직장 일로, 이웃집과 진입로 문제로 주인이 시련을 겪는 만큼 나무들도 시련을 겪었습니다.
가뭄으로 목이 말라 온몸이 갈라졌고, 잡풀에 가려져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고, 농약 한방울 치지 않아 병충해에 시달려야했습니다.
2007년도, 온전한 삶터가 된 후부터 주인도 달라졌고 나무들도 생기가 돌았습니다. 1200주를 보식하고 빗물을 받아 물을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풀도 30만원짜리 예초기로 5번이나 잘랐습니다. 차가운 도시 락밥을 라면에 말아먹으면서도 즐거웠습니다.
사람에게 시달리지 않는 것이 이렇게 편안한 줄 진즉 알았더라면 미련 두지 않고 일찍 그만두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끔 머리를 긁적이게 하였습니다.
바위가 굴러다니는 비포장도로 2km를 매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사이 11년간 타고 다니던 소나타3, 결국 폐차시켰습니다. 그 덕에 봄에 심은 1200주 중에 20주만 고사하고 2200주가 싱싱해졌습니다.
2008년도 사과 꽃이 제법 피고 열매를 실었습니다. 적화(꽃솎기)는 인건비가 겁나 적과(열매솎기)만 일꾼을 사서 하였습니다. 한달간 혼자서 마무리 적과를 하는 중에 사과가 커 가는 만큼 걱정거리가 불거졌습니다. 농기계 구입, 효율성을 위해서는 필요한 장비이지만 자금이 만만찮다는 거였습니다. 제대로 농사를 지으려면 어쩔수 없다는 생각으로 SS기와 선별기를 구입하고 사과운반상자도 장만하였습니다. 이것이 끝이면 좋으련만......
'마루사과농장'은 제 땀과 눈물과 한숨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부모님, 백수농부를 믿고 따라준 '똑순이', 누이지만 누나 같은 누이들과 계매들, 아우지만 형 같은 아우들과 제수들, 묵묵히 제길 갈출 알고 있는 아들들.
하지만, "마루사과'는 제가 흘린 땀만을 보상받길 원합니다. 눈물과 한숨은 여러분의 만족과 사랑으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마루사과"는 으뜸사과로 여러분의 사랑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고 행복입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땀 흘리고 공부하겠습니다.
둘리네 마루사과는 아주 욕심쟁이입니다. 한입 베어물면......
입이 즐거운 사과,
몸이 편안한 사과,
맘이 행복한 사과로
여러분의 사랑을 듬뿍 받겠습니다.
둘리네 마루사과'는 으뜸사과로 여러분의 사랑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고 행복입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땀 흘리고 공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